박찬식 네덜란드 BVB원예배지 한국지사장
“좋은 배지, 딸기농사 성공 좌우”
값싼 배지만 찾다간 ‘낭패’
함수율·공극률 최적조건인
국제기관 인증배지 사용을
“딸기 하이베드 수경재배는 ‘물농사’입니다. 함수율이나 공극율 등에 대한 과학적 접근 없이 검증되지 않은 싸구려 배지만 찾는 농가는 딸기농사의 성공을 외면한 어리석은 행위임을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뒤늦게 깨닫습니다.”
박찬식 네덜란드 BVB원예배지 한국지사장은 이와 같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경남농업기술원 기술연수과장 등을 지내면서 수준 높은 네덜란드 딸기 하이베드 수경재배 기술을 경남지역 딸기농가에 도입해 전국으로 확산시켜 딸기를 신성장 활력품목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기술농업에 대한 진정성과 사명감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었고, 이에 힘입어 BVB원예배지의 딸기 전용상토를 국내에 공급하고 기술지원 컨설팅을 실시하는 새로운 길에서 다시금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박 지사장에 따르면 악성노동력으로부터 해방된 농가 호평과 정부 및 지자체 지원에 힘입어 올해까지 전국 약 6000ha의 시설딸기 중 약 1000ha가 하이베드수경재배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중 절반가량에 BVB원예배지의 딸기전용상토인 ‘BC2’, ‘BT트레이’가 공급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 농가가 수경재배의 핵심 소모품인 배지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미흡해 값싼 배지만 찾고, 심지어 설비업체의 끼워 팔기를 별 고민 없이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축사 깔개용으로 쓰이는 코코피트까지 원예용으로 무분별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이들 싸구려 배지 대부분은 딸기 작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나트륨(Na), 규소(Si), 염소(Cl) 성분이 함유된 코코피트를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성분은 딸기농사에서 ‘쥐약’에 비유되는 위해요소이기 때문에 수경재배 처방전마다 목표치를 0.00%로 설정하고 있는데, 싸구려 배지에는 어떤 처리가 이뤄졌는지 알 길이 없다.
또한 좋은 배지는 물을 머금는 함수능력(율)을 52~69%로 유지하고, 공극률도 최적 조건인 31~34%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들 싸구려 배지의 함수능력은 20~30%에 불과하고, 공극률은 60% 이상이나 된다. 따라서 물을 몇 배나 더 줘도 영양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비료 사용량이 그만큼 늘어난다. 통기성 저하로 뿌리가 썩고, 겨울철 찬 공기가 뿌리를 감싸 미량원소 결핍이 생기는 등 생장불량이 발생해 작황 부진으로 빈번히 이어진다.
박 지사장은 “싸구려 배지로 아끼는 비용은 660㎡(200평) 규모 비닐하우스 4동을 기준으로 연간 150만원에 불과한데, 이는 좋은 배지로 키워 수확한 딸기의 하루 매출로 충분히 상쇄된다”면서 원예분야 국제품질 인증기관인 MPS-ECAS의 RHP 인증 배지 사용을 당부했다.
아울러 경남과학영농특성화교육사업단장이기도 한 그는 “얕은 컨설팅이 실농을 부추기는 사례도 있다”면서 “북방계 딸기재배에 맞도록 EC와 pH를 유지하고, 첫 화방에서 20~25개 정도 딸기를 충분히 따서 시세가 좋을 때 고소득을 올리도록 조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진주=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